삿포로의 첫번째 날 일정은 오타루었습니다.
러브레터 촬영지로, 또 오타루 운하로 유명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꼭 와보고 싶었지요.
첫번째 코스는 없어져버린 후지이 이츠키(여)의 집터 방문입니다.
비록 몇년 전에 화재가 나서 집이 없어졌다고 들었습니다만, 러브레터 왕팬으로 집터라도 가보고 싶어,
같이 갔던 친구들을 위해 포기할까 말까를 몇차레, 결국은 오타루역 전에 있는 제니바코역에서 내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제니바코(錢函)역은 이름 답게 여러군데에 돈 함이 있었습니다. 제니바코란 이름을 얘기하면 드라마'제니게바'가 자꾸 생각나네요.


역무실에 물어보면 알려준다고 해서 지도를 준비 안해왔는데, 화재로 없어졌다면서 가르쳐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쪽가서 택시타라, 쭉 가라, 라는 말만 듣고, 우선은 나왔습니다.
쭉 가다가 상점이 나와서 여쭤보니, 집주인 '반' 상은 꽤나 유명했나봅니다. 지역 주민들끼리 '반' 상네 집이라고 언급해가면서
지도를 그려주셨어요. 이 상점 주인 아저씨는 너무 친절하셔서, 상점에 들른 친구분에게 '반'상네 집에 갈꺼면
이 친구들 좀 태워주라고 하시기도 하고, 저 지도는 정말 찾아가면서 느꼈지만, 완전 사실적이었습니다. ㅋㅋ


드디어 후지이 이츠키 집의 대문, 사람이 너무 들락거리지 않아서 덩굴 투성이가 되었어요.. 문이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쉽네요.. 화재.. 몇년 전에만 왔어도, 이쁜 집을 볼 수 있었을텐데. 흑흑.
그래도 저 나무만 해도 왠지 감회가 새로워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벼락 맞아서 쓰려졌나? 덩굴이 이쁘게도 자랐네요..
아쉽게도 더 볼 것도 없이 앉을 곳도 없이, 백화점에서 사온 요기 거리로 대충 서서 점심을 먹었어요.


오타루역으로 이동하여, 러브레터 초반부에 우체부가 오토바이 타고 올라오는 길 입니다.
이름은 후나미사카 라고 하고, 저쪽으로 항구가 보이는게, 영화에서 참 앵글각도 이쁘게 잡았네요.


영화 러브레터에서의 후지이 이츠키 집과, 후나미사카입니다. 비교해보세요~


오타루역에서 운하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북부의 월가' 라고 불렸던 옛 은행 들이 있습니다.
그중 저희는 일본은행 옛 오타루지점 금융자료관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구경을 했지요.
시대별 일본화폐의 변천사도 있고, 위조지폐 감별법도 있는데 우리나라 돈이 아닌데도 재밌네요.


상점가는 대부분 음식점, 유리공예, 오르골 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보던 것들이라, 슬쩍 보면서 지났습니다.
3단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홋카이도의 명물, 라벤다, 밀크, 멜론 맛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역시 밀크맛이 제일 맛있지만, 홋카이도에서만 먹어볼수 있는거니까 좋아요~


오타루 운하는 사진에서 본것과 똑같았습니다.
운하에 도착하니,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가야할 곳들은 몇개 남았었지만, 지금 가면 문도 닫았을 애매한 시간이라
다른곳의 구경은 그만두고, 기념 촬영 하고는 식사할 곳을 찾았습니다.


운하앞 징기스칸집... 저희가 들어갈땐 손님이 2명밖에 없어서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정해뒀던 가게가 있었던것도 아니고, 바 형태의 고깃집인 점과 야외인 점이 맘에 들어서 자리를 틀었습니다.
(https://otaru-denuki.com/shop/kitatougarashi/)


이것이 말로만 듣던 징기스칸, 양고기 입니다. 몇인분 먹었더라? 끝도 없는 주문, 끝도없는 야채추가...
정말 맜있고, 분위기도 좋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운하가 보이고, 최고의 저녁 식사였습니다.
가격도 1인분 700엔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외국여행의 고깃집으로는 참 착한 가격이었습니다~


아.. 홋카이도 여행하시는 분, 징기스칸 강추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지글지글 또먹고 싶네요.


밤이된 운하, 낮이 조금더 예뻤나.. 싶습니다. 밤이 되니, 조명도 켜지고, 거리의 악사들도 있더군요..쭉 길을 내려가 보았습니다.


운하 옆에 여러 가게들도 구경하면서 오타루의 밤 여행까지 마쳐봅니다.


삿포로로 다시 돌아와 오도리 공원을 지나 숙소로 향합니다.
내일 다시 오게 될 오도리 공원, 삿뽀로 TV탑이 예쁘게 빛나고 있네요.
Posted by 아라시 :